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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깡통이라도 계약'... 전세시장 '버블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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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이라도 계약" 전세시장 `버블 경고등`

 

 

 

최근 3.3㎡당 전세금 역전 현상이 벌어진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전경. 이 아파트 85㎡ 전세금은 117㎡보다 3.3㎡당 400만여 원 더 비싸다. <이승환 기자>
#사례1. 30대 직장인 K씨는 최근 서울 마포구 소재 전용면적 85㎡ 규모 아파트를 전세금 3억5000만원에 임대계약을 맺었다. 아파트 현재 시세는 5억원대. 집주인 주택담보대출 1억원까지 합치면 속칭 '깡통 전세' 위험이 크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K씨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K씨는 "빨리 이사는 해야 하는데 깡통 전세를 제외하면 물건이 없다"며 "최악의 경우 경매에 넘어가면 그냥 사버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례2.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아파트 전용면적 85㎡ 평균 매매가는 3.3㎡당 2453만원에 달한다. 3.3㎡당 1994만원에 이르는 전용면적 117㎡ 규모 아파트보다 무려 459만원 더 비싸다. 과거에는 대형 평수인 117㎡가 3.3㎡당 300만원 가까이 더 비쌀 때도 있었지만 이젠 옛말이 됐다.

18일 정부가 지난 8월 28일 전ㆍ월세 대책을 발표한 지 80일이 흘렀지만 주택시장은 전혀 안정되지 않고 오히려 전에 없던 이상한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주택 매매ㆍ전세시장이 점점 더 정상 궤도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상 징후는 전세시장에서 두드러진다. 그동안 세입자들이 꺼려 했던 '깡통 전세'도 이젠 계약자가 속출하고 있다. 전세물건이 동이 난 상태에서 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비정상적'인 물건이라도 위험을 안고 건져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서울 동부이촌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물건이 귀하다 보니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계약하는 사람이 많다"며 " '잘못되면 경매로 사지'라며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세입자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방이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금이 급등하면서 대출을 받아 깡통 전세를 얻는 사람도 있다"며 "집값이 더 떨어지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소형 쏠림 현상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집값 상승과 프리미엄(웃돈)에 대한 기대가 떨어지면서 중소형 선호 경향이 뚜렷하고 건설사들도 중소형 공급에 치중하면서 시장도 정책도 중소형에 집중되는 편중 현상이 심하다.

중소형 쏠림 현상은 기존 아파트 매매가와 신규 아파트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주요 아파트단지 중소형의 3.3㎡당 매매가는 이미 중대형보다 적게는 200만~300만원, 많게는 1000만원 이상 더 비싸다. 중대형을 선호하는 강남도 다르지 않다.

대치동에 최근 분양한 '래미안 대치 청실'은 전용면적 60㎡의 3.3㎡당 분양가가 4600만원이었지만 85㎡B 주택형은 4200만원으로 400만원이나 낮았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매매ㆍ전세 모두 중소형에만 집중되면서 주택시장이 동맥경화 현상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중소형 아파트 전세금이 중대형을 추월하는 '기이한' 현상도 목격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최근 관악구 봉천동 두산아파트에서는 전용 85㎡가 3억1500만원에 계약된 반면 115㎡는 2억9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전세금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봉천동 관악현대는 최근 전용 85㎡와 105㎡가 모두 2억7000만원에 계약됐다. 강서구 염창동 금호타운도 최근 계약된 전용 59㎡와 85㎡ 전세금이 2억4000만원으로 동일했다. 면적이 넓을수록 전세금이 비싸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주말마다 전국 견본주택에 인파 수만 명이 몰리고 있지만 새 아파트 분양시장은 강남과 비강남, 중소형과 중대형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강남과 중소형은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지만 비강남과 중대형은 대부분 미달 사태를 면치 못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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