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주택시장 긴급진단] (상) 서서히 움직이는 실수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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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8·28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 주택시장 분위기가 점차 달라지고 있다. 신규 분양시장은 물론, 기존 매매시장에서 문의전화가 크게 늘고 호가도 상승하는 등 지난 수년간 보아왔던 주택시장 분위기와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이에 따라 파이낸셜뉴스는 이 같은 주택시장 변화 시기에 맞춰 주택 수요자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짚어보고 적절한 투자전략 등을 조언하는 시리즈를 3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최근 무주택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지금 집을 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집값이 떨어질 때 사야 한다는 일부 전문가 의견에도 '더 떨어질지 몰라서 못사는'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전세에서 매매전환되는 실수요 중심의 거래가 늘면서 소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특히 정부의 세제 혜택이 이어지고 금리가 낮을 때 사야 한다는 시기적인 압박감도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전셋값이 오르고 매매가가 낮아졌기 때문에 지금이 집 사기에 알맞은 시점"이라며 "향후 과거와 같은 급격한 상승세나 하락세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해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의견이 세를 불리고 있다.
■전문가 "추석 연휴 후 시장 강세"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서울 전셋값은 2.55% 오른 반면 매매가는 0.67% 떨어졌다.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집을 사려 하기보다는 전세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면서 매매가는 하락하고 전세가격은 오름세를 보여온 것. 뿐만 아니라 전세 재계약률이 늘면서 신규 전세공급이 급감했고 전반적인 아파트 공급 및 입주가구수가 예년에 비해 줄어들면서 전셋값만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정부의 8·28 대책 발표가 이뤄진 8월 마지막 주를 기점으로 2주째 매매가가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전.월세대책이지만 사실상 전세수요를 매매로 돌린 거래활성화 방안이 시장에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8·28대책이 나온 이후 내집 마련 수요가 확실히 늘었다"며 "실수요자라면 지금 집을 사는 게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음 달 정부의 공유형 모기지상품이 출시될 경우 수요가 더욱 몰려 집값이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 적절한 타이밍"이라며 "추석연휴 이후 대책 효과가 본격 발휘되면서 시장이 강세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도 "집값이 떨어질 때부터 살 준비를 하는 게 맞다"면서도 "다만 아직 취득세 영구인하 방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소급적용 발표 후 사는 것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승여력 있는 곳 노려라"
투자자가 아닌 실수요자들이 지금 집을 사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앞으로 과거와 같은 급격한 상승세나 하락세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써브 조 팀장은 "과거 급격한 부동산시장 상승세를 겪으면서 이미 상승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수요자들이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데다 주택공급률이 100%를 넘은 상황에서 공급부족으로 인한 가격상승 역시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과거에 비해 출산율이 떨어지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주택 수요가 줄었다는 점도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한다.
마찬가지로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팀장은 "원자재나 인건비가 상승하는 데다 큰 폭으로 떨어지기에는 신규분양과의 가격차가 많이 나기 어렵고 집값이 어느 정도 떨어질 경우 바닥심리가 작용해 매수세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도 "전세물량이 없는 상황에서 전셋값이 많이 오르다보면 매매전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매매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집을 선택할 때는 상승여력이 있는 지역 위주로 살펴야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리얼투데이 양 팀장은 "전반적으로 거래가 늘고 집값이 오르더라도 지역별, 단지별로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지역이나 상승여력이 있는 지역, 또는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을 노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부동산써브 조 팀장도 "자신의 생활권에 맞는 지역이면서도 개발 호재가 있으면 더 좋다"며 "대출을 무리하게 하지 않는 선에서 전세가율 높은 지역의 소형 아파트를 노리면 상승세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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