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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전셋값" 잡겠다던 8.28대책後... '시장은 더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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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전셋값' 잡겠다던 8·28대책後…"시장은 더 미쳤다"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8·28대책으로 이사철 전셋값 급등 막았다고?"…8~9월 전셋값 상승률 5~6월에 4배]

 

 

 

/ 그래픽=강기영.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회사원 한모씨(40)는 다음달 전세계약 만기가 도래하면 기간을 연장할 생각이다. 집주인이 5000만원을 올려달라고 해 주변 전셋집을 알아봤지만 매물도 없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결국 '울며겨자먹기'로 전세자금대출을 받기로 했다.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에 살고 있는 박모씨(42)는 올 12월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 집주인이 갑자기 전셋값 3000만원을 올려달라고 해서다. 이렇게 되면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크지 않아 차라리 매입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어 섣불리 결정하기가 어렵다.

 박씨는 "정부가 전·월세 대책이라고 내놨지만 세입자들을 위한 실효성있는 대책이 아니라 '집사라'고 강요한 대책"이라며 "대책 나오고 전셋집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미친 전셋값'으로 대변되는 전·월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8·28 전·월세대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시장의 반응은 좋지 않다. 오히려 대책 이후 전셋값은 이전보다 치솟고 있어 서민들의 주거불안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정부의 실효성 없는 정책과 잘못된 시장 인식이 가져온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31일 KB부동산알리지의 '월별 전세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전달에 비해 0.81% 상승하며 올들어 월별 최고 상승률을 경신했다. 8월도 0.57% 올랐다. 9월 상승률은 1~7월 상승률보다 2~4배 가량 높은 수치다.

 수도권 전세가격 상승폭은 더 크다. 8월 0.80% 오르더니 지난달엔 1.22%를 기록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란 게 KB부동산의 분석이지만, 지난해 7~9월의 월별 상승률(0.10~0.30%)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특히 이달들어서도 전셋값 상승폭이 줄지 않고 있다. KB알리지 분석 결과 10월 주간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7일 기준 0.40% △14일 0.34% △21일 0.34% 등으로 이미 1%를 넘어섰다.

 ◇"8·28대책으로 이사철 전셋값 급등 막았다"는 정부, 과연 그럴까?

 상황이 이럼에도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관련 자료를 통해 이사철을 맞은 전세시장이 '8·28대책'으로 급등세를 막았다고 자평했다. 가을 이사철로 높은 상승세를 보이던 전셋값이 9월들어 예년수준(1.0%) 이하로 전환됐다는 이유를 들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8·28대책 이후인 9월에는 다시 예년 수준으로 상승세가 완화돼 2011년의 전세가격 급등을 방지했다"며 고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와 기금지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실적 증가가 보이며 전셋값 급등세를 막았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분석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최근 부동산대책 약발이 떨어지며 거래시장은 얼어붙고 전세수요는 쌓이고 있어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5년전 1%와 지금의 1%는 수천만원의 격차가 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8·28대책'은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가을 전세대란의 우려를 씻기엔 실효성이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수익·손익공유형 모기지' 상품 등 전세수요를 매매로 전환해 전세시장의 숨통을 틔우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기존주택 매입·전세임대를 하반기 집중 공급해 전세난을 해결한다고도 했지만 현재 매입임대주택은 목표에 30% 밖에 채우지 못한 상황이다. '4·1 부동산대책'에서 내놓은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Ⅰ·Ⅱ' 상품 역시 국토부 발표와는 달리 거의 실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시장에선 정부대책이 전·월세난 해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취득세 영구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발표만 해놓고 (국회를)통과하지 못한 대책들도 수두룩하다"고 지적했다.

송학주기자 hak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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