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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부동산시장의 이례(異例)현상 어떻게 볼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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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의 이례(異例) 현상 어떻게 볼 것인가?

 

전세는 더 오르고 매매는 꺽이고, 월세는 증가하는 부동산 시장의 이례적 현상


전셋값은 60주째 상승했고 매매값은 8주 연속 상승세다. 그런데도 집 사겠다는 사람들은 주변에 많지 않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말 대비 지금까지 아파트 매매가격은 0.71% 상승한 반면 전세가격은 5.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셋값이 이 정도 수준으로 장기간 오르면 내 집 마련 수요가 급증할 만함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달리 매수세가 높지 않다.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효율적 시장 가설과 어긋나는 현상’을 이례(異例) 현상이라 부른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는 이전과 다른 이례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이례적 현상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전세값은 오르는데 매매값은 오르지 않는 경우다. 아니 경우에 따라서는 떨어지기도 한다. 전세값은 매매가격의 선행지수였다. 전세가격이 오르면 뒤이어 매매가격이 오르는 것이 자연스런 과정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전세값은 지속 상승하는데 매매값은 제자리거나 혹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지역에 따라 최근 상승한 경우도 있다.) 전세값 상승이 매매값의 추세적 상승을 선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이례적 현상이다.

 

둘째, 전세가율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매매수요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11년 만에 최고치인 평균 65.2%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9.1%, 수도권은 60.2%를 기록했으며 부산, 울산 등 6개 광역시 전세가율은 68.7%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광주(77%), 대구(74.2%), 울산(72.2%), 경북(73%), 전북(72.8%) 등은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매매가격대비 전세가격의 비중을 의미하는 전세가율은 전세가격 변화에 따른 매매수요의 동향 및 매수 시점 등을 파악하는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이다. 통상적으로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서면 시장에서는 전세가격의 상승 시그널로 인식되어 매수세가 증가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전세가율이 평균 65%를 넘고 있음에도 요지부동이다. 부산, 울산 등 일부 지방 대도시의 경우에는 68%를 넘고 있음에도 매수세로 연결되지 않는다. 물론 부산, 울산의 경우 전세가율은 높지만 전세가격 상승세가 최근의 서울·수도권에 비해 가파르지 않았기 때문에 매매가격의 상승 압력 내지는 매매수요로의 연결에는 일부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전세가율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회복되지 않거나 매매수요로 연결되지 않는 점 또한 이전 시장과는 다른 이례 현상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월세 선호 현상의 지속이다. 최근 전세가격의 상승은 전세물건의 부족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 많은 세입자들이 전세를 선호함에도 불구하고 전세물건의 일부가 지속적으로 월세 시장으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임대인이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 거래된 ‘전·월세 아파트’ 가운데 월세(반전세 포함) 비중이 34.2%(전세 65.8%)로 월간 기준으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최고치였던 지난 8월(월세 거래 비중 33.8%)보다 0.4%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다.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은 2011년 25.4%에서 2012년 25.7%로 상승한 뒤 2013년 들어 30%를 웃돌고 있다. 특히 이번 전·월세 거래 통계는 계약 후 동사무소 등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물량만 집계한 것이어서 최근 계약된 이후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될 경우 실제 월세 비중은 발표 수치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임대인이 월세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금리 상황에서 전세보증금을 통한 운용수익보다는 월세를 받는 편이 생활비 충당 등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포털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3분기 서울 아파트 임대수익률은 연 3.49%로 2005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올 1분기 임대수익률(연 3.43%)은 저축성 예금금리(연 3.32%)를 앞지르며 금리와 역전현상이 처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와 임대수익률간 역전현상은 임대인인 집주인들의 월세선호 현상을 더욱 강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전세제도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저금리 기조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내수부진,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1, 2인가구의 증가 등의 여건변화는 전세의 월세 전환을 빠르고 그리고 분명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또한 이전과는 다른 이례 현상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취득세 감면 시점, ‘정책신뢰’ 위해 중요...새로운 부동산 정책 방향 모색 필요


취득세 감면 시점을 두고 또다시 거래절벽이 언급되고 있다. 취득세 감면 시점이 8.28 대책 발표 시점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면 ‘정책실패’(정확히는 ‘8.28 대책실패’)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무리 대책을 잘 만들어도 시장에서 작동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잘된 대책이 아니다. 오히려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어 시장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금의 상황이 그렇다. 대책 발표 시점을 발표 내용의 적용 시점으로 이해하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여야 협의 불발 책임은 정부와 여당에 있다. 이 때문인지 취득세 감면 시점을 8.28 대책 발표 시점으로 소급해 적용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는 듯하다. 시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책 신뢰를 위해 필요한 조치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부동산 관련 주요 법안이 여전히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의 반등 상승을 두고 8.28대책의 효과라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부동산 관련 법안 통과 여부 또는 대책의 효과와는 상관없이 시장에서는 이전과 다른 이례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례 현상으로 언급한 내용들은 부동산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 취득을 통한 자가 보유와 임대, 자본이득과 임대소득 등 부동산 관련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부동산 관련 정책의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 즉, ‘생태계의 변화‘를 요구하는 시그널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부의 탄생’에서 엘 에리언이 주창한 부동산과 관련한 `뉴노멀(new-normal)`의 탄생인 셈이다. 시대 변화는 새로운 표준 등 새로운 경제 질서를 요구한다. 작금의 시장 변화를 통해 단순히 거래 활성화를 통한 시장 안정에 대한 무게중심보다는 새로운 부동산정책 방향의 모색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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