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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세븐의 귀환...
조선일보 2014.04.10 03:06
주택 경기 침체기때 애물단지 취급
최근 매물 팔리고 집값도 빠르게 회복
서울·수도권에서 집값 상승률 최고
지난달 17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경매 법정. 성남 분당신도시 수내동에 있는 '파크타운 삼익' 아파트(전용면적 134㎡)가 매물로 나오자 입찰에 참여한 13명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낙찰가격은 7억3200만원으로 감정가(7억2500만원)보다도 높은 가격에 팔렸다.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 정대홍 팀장은 "올 들어 분당·용인 집값이 10% 가까이 오르면서 투자자가 몰리고 매물도 속속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부동산 불패(不敗)'를 주도했던 이른바 '버블세븐'. 거품이 낄 정도로 집값이 비싸다는 의미로 이런 이름이 붙었던 이 지역들이 긴 침체의 터널을 지나 다시 꿈틀대고 있다. 오랫동안 쌓였던 매물이 팔리고 집값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버블세븐 일제히 상승세
2000년대 중반 버블세븐의 집값 상승세는 거침이 없었다. 2004~2008년 4년간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값은 평균 53.4%, 분당신도시는 39.4% 올랐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도 각각 40% 가까이 급등했다. 자고 나면 오른다는 말이 허튼 말이 아닐 정도였다.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상황은 순식간에 달라졌다. 2009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5년간 분당과 용인 수지는 평균 10% 넘게 집값이 빠졌다. 일부 아파트는 반 토막 난 곳도 나왔다. 결코 떨어질 것 같지 않던 서울 강남 3구 집값도 일제히 추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 집값이 평균 14.3% 오른 것을 감안하면 정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역전됐다. 버블세븐 집값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선 것. 국민은행이 지난 1분기 집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용인 수지(1.58%)가 서울·수도권에서 상승률 1위에 올랐다. 분당신도시(1.2%)가 뒤를 이었고, 평촌신도시(0.95%)도 다섯 번째로 많이 뛰었다. 강남·송파·서초구도 서울 평균 집값 상승률보다 2배 이상 높게 오르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상승률 1~3위를 차지했다.
◇"미분양 팔리고, 큰집도 거래돼"
버블세븐에 몰려 있는 중대형 아파트도 살아나고 있다. 2011년 3월 이후 3년 가까이 하락했던 버블세븐 지역의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도 지난 1월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작년 말 8억원 선이던 분당신도시 시범현대(전용 174㎡)는 최근 8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올랐다. 용인 성복동 LG빌리지3차(164㎡)도 같은 기간 4억8000만원에서 5억3000만원으로 상승했다.
미분양도 팔려나간다. 2012년 말 7000가구를 넘었던 용인의 미분양 주택은 4000가구대로 줄었다.
경매 시장에서도 버블세븐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감정가보다도 높은 가격에 팔리는 고가(高價) 낙찰 아파트가 적지 않다. 지난 2월 입찰한 용인 성복자이1차(전용 124.9㎡)에는 36명이 몰렸다. 지난달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82.5%. 1년 전(76.6%)보다 6%포인트 더 높아졌다.
버블세븐 지역의 전세금도 강세다. 올 들어 평균 3% 안팎 오르면서 전국 평균(1.75%)을 훌쩍 뛰어넘었다. 용인시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버블세븐 아파트 시세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투자 문의가 작년보다 배 이상 많아졌다"고 말했다.
◇가격 급락·규제 완화로 관심 커져
그동안 버블세븐 주택 시장이 침체됐던 가장 큰 이유는 각종 규제의 타깃이 됐기 때문이다. 버블세븐에 밀집한 6억원 초과 고가주택은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짊어져야 했고, 주택 대출에도 제한을 받았다.
서울 강남권에 밀집한 재건축 아파트는 초과이익환수제 등에 발목이 잡혀 지난 2~3년간 사업이 사실상 올스톱되면서 집값이 급락했다.
하지만 정부가 '비정상의 정상화'를 내세우며 각종 족쇄를 걷어내면서 버블세븐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남희용 원장은 "그동안 거품이 어느 정도 빠지면서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규제가 풀리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버블세븐 지역은 학군이 좋고, 녹지 공간과 교통 여건도 좋아 경기가 회복되면 가장 먼저 집값이 오를 만한 여건을 갖춘 것도 요인이다.
미분양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그동안 주택 공급을 줄이면서 희소성이 커진 것도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2009년 1만4734가구였던 버블세븐 지역의 중대형 입주량이 올해는 3826가구로 급감했다. 하지만 버블세븐 아파트값이 호황기 수준까지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규제 완화 대책으로 회복세를 보이던 시장이 임대 소득 과세 방침으로 위축되고 있다"며 "당분간 버블세븐 지역도 조정 국면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 버블세븐(bubble seven)
2006년 당시 노무현 정부가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에 거품(버블)이 많이 끼었다고 지목한 7개 지역을 말한다. 서울의 강남 3개구(강남·서초·송파구)와 양천구 목동, 경기도의 용인 수지구와 분당신도시, 평촌신도시가 대상이다. 2004~2006년 전국 집값 상승을 주도할 만큼 거침없이 오르던 버블세븐 아파트 값은 2009년 이후 주택 경기 침체와 함께 줄곧 약세를 보였다.
[홍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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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경기 침체기때 애물단지 취급
최근 매물 팔리고 집값도 빠르게 회복
서울·수도권에서 집값 상승률 최고
지난달 17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경매 법정. 성남 분당신도시 수내동에 있는 '파크타운 삼익' 아파트(전용면적 134㎡)가 매물로 나오자 입찰에 참여한 13명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낙찰가격은 7억3200만원으로 감정가(7억2500만원)보다도 높은 가격에 팔렸다.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 정대홍 팀장은 "올 들어 분당·용인 집값이 10% 가까이 오르면서 투자자가 몰리고 매물도 속속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부동산 불패(不敗)'를 주도했던 이른바 '버블세븐'. 거품이 낄 정도로 집값이 비싸다는 의미로 이런 이름이 붙었던 이 지역들이 긴 침체의 터널을 지나 다시 꿈틀대고 있다. 오랫동안 쌓였던 매물이 팔리고 집값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버블세븐 일제히 상승세
2000년대 중반 버블세븐의 집값 상승세는 거침이 없었다. 2004~2008년 4년간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값은 평균 53.4%, 분당신도시는 39.4% 올랐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도 각각 40% 가까이 급등했다. 자고 나면 오른다는 말이 허튼 말이 아닐 정도였다.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상황은 순식간에 달라졌다. 2009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5년간 분당과 용인 수지는 평균 10% 넘게 집값이 빠졌다. 일부 아파트는 반 토막 난 곳도 나왔다. 결코 떨어질 것 같지 않던 서울 강남 3구 집값도 일제히 추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 집값이 평균 14.3% 오른 것을 감안하면 정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역전됐다. 버블세븐 집값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선 것. 국민은행이 지난 1분기 집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용인 수지(1.58%)가 서울·수도권에서 상승률 1위에 올랐다. 분당신도시(1.2%)가 뒤를 이었고, 평촌신도시(0.95%)도 다섯 번째로 많이 뛰었다. 강남·송파·서초구도 서울 평균 집값 상승률보다 2배 이상 높게 오르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상승률 1~3위를 차지했다.
◇"미분양 팔리고, 큰집도 거래돼"
버블세븐에 몰려 있는 중대형 아파트도 살아나고 있다. 2011년 3월 이후 3년 가까이 하락했던 버블세븐 지역의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도 지난 1월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작년 말 8억원 선이던 분당신도시 시범현대(전용 174㎡)는 최근 8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올랐다. 용인 성복동 LG빌리지3차(164㎡)도 같은 기간 4억8000만원에서 5억3000만원으로 상승했다.
미분양도 팔려나간다. 2012년 말 7000가구를 넘었던 용인의 미분양 주택은 4000가구대로 줄었다.
경매 시장에서도 버블세븐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감정가보다도 높은 가격에 팔리는 고가(高價) 낙찰 아파트가 적지 않다. 지난 2월 입찰한 용인 성복자이1차(전용 124.9㎡)에는 36명이 몰렸다. 지난달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82.5%. 1년 전(76.6%)보다 6%포인트 더 높아졌다.
버블세븐 지역의 전세금도 강세다. 올 들어 평균 3% 안팎 오르면서 전국 평균(1.75%)을 훌쩍 뛰어넘었다. 용인시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버블세븐 아파트 시세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투자 문의가 작년보다 배 이상 많아졌다"고 말했다.
◇가격 급락·규제 완화로 관심 커져
그동안 버블세븐 주택 시장이 침체됐던 가장 큰 이유는 각종 규제의 타깃이 됐기 때문이다. 버블세븐에 밀집한 6억원 초과 고가주택은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짊어져야 했고, 주택 대출에도 제한을 받았다.
서울 강남권에 밀집한 재건축 아파트는 초과이익환수제 등에 발목이 잡혀 지난 2~3년간 사업이 사실상 올스톱되면서 집값이 급락했다.
하지만 정부가 '비정상의 정상화'를 내세우며 각종 족쇄를 걷어내면서 버블세븐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남희용 원장은 "그동안 거품이 어느 정도 빠지면서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규제가 풀리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버블세븐 지역은 학군이 좋고, 녹지 공간과 교통 여건도 좋아 경기가 회복되면 가장 먼저 집값이 오를 만한 여건을 갖춘 것도 요인이다.
미분양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그동안 주택 공급을 줄이면서 희소성이 커진 것도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2009년 1만4734가구였던 버블세븐 지역의 중대형 입주량이 올해는 3826가구로 급감했다. 하지만 버블세븐 아파트값이 호황기 수준까지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규제 완화 대책으로 회복세를 보이던 시장이 임대 소득 과세 방침으로 위축되고 있다"며 "당분간 버블세븐 지역도 조정 국면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 버블세븐(bubble seven)
2006년 당시 노무현 정부가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에 거품(버블)이 많이 끼었다고 지목한 7개 지역을 말한다. 서울의 강남 3개구(강남·서초·송파구)와 양천구 목동, 경기도의 용인 수지구와 분당신도시, 평촌신도시가 대상이다. 2004~2006년 전국 집값 상승을 주도할 만큼 거침없이 오르던 버블세븐 아파트 값은 2009년 이후 주택 경기 침체와 함께 줄곧 약세를 보였다.
[홍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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