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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재개발, 재건축에서 도시재생으로... 도심 정비사업 확!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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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에서 도시재생으로”…도심 정비사업 확 바뀐다



[중앙일보 황정일] 구도심. 낡은 집과 상가, 좁은 골목 등으로 화재라도 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지기 일쑤다.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사람들이 빠져 나가고, 이로 인해 구도심의 주거환경은 더욱 나빠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 같은 구도심은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재생해 왔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식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재개발·재건축은 구도심 재생에 한계가 있다. 예컨대 요즘처럼 집값이 떨어질 때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자체가 힘들어진다.

그렇다고 낡아가는 구도심을 그대로 놔둘 수 없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가 들고 나온 게 바로 도시재생사업이다. 이 사업은 기본적으로 도시를 새롭게 정비한다는 차원에서 일반적인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의미다.

도시재생 위한 조직체계도 마련

이미 법적 기반도 마련했다. 정부는 4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도시재생특별법)을 만들고 오는 12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 법은 경제적·사회적·물리적으로 쇠퇴한 지역에 대해 국가의 지원을 강화시켜 새롭게 되살리고 도시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 핵심은 현재 무너져 내린 지역주민 공동체 회복이다.

사업은 크게 항만·공항·철도·산업단지·하천 등을 중심으로 한 도시경제기반형과 주거지역이 대상이 되는 근린재생형으로 구분된다. 인구가 감소하거나 산업이 쇠퇴한 곳, 주거환경이 악화된 지역이라면 정부가 지정하는 도시재생 대상 지역이 될 수 있다.


대상지역은 ▶인구감소 ▶산업쇠퇴 ▶주거환경 악화 등 3개 요건 중 2개를 갖춰야 한다. 인구감소 지역은 지난 30년간 인구 최대치 대비 현재 인구가 20% 이상 감소한 지역 또는 지난 5년간 3년 연속 인구가 감소한 지역이다.

대상지역은 엄격하게 지정

산업쇠퇴 지역은 지난 10년간 해당 지역 내 사업체 수의 최대치 대비 현재 사업체 수가 5% 이상 감소한 지역 또는 지난 5년간 3년 연속 사업체 수가 감소한 지역으로 정했다. 주거환경 악화 지역은 준공된 지 20년이 지난 노후 건축물이 전체 건축물 중 50% 이상인 지역이다.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체계도 마련된다. 지자체의 도시재생계획 등을 심의·조정하기 위해 국무총리가 위원장이 되는 도시재생특별위원회가 설치된다. 도시재생특별위원회는 16개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문화, 인문·사회, 교육, 복지, 경제 등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다.

대상 지역엔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국가나 지자체가 비용을 보조·융자할 수 있도록 했고, 국·공유재산의 처분, 조세·부담금 감면, 건폐율·용적률·높이제한·주차장 설치기준 완화 등이 주어진다.

법 시행을 앞두고 그동안 구도심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던 지자체들은 적극적이다. 순천시의 경우 태스크포스팀(TF)을 꾸리기로 했다. 앞서 시는 도시재생 대상지역으로 매곡·중앙·장천·향·저전동 등 5개 지역으로 지정했다.

기존 재개발·재건축 지역 매몰비용이 문제

창원시나 청주시 등도 적극적으로 도시재생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이 법의 한계성이 지적된다. 도시재생특별법이 기존의 도시정비구역(재개발·재건축)으로 지정된 곳의 문제를 해결하고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도시가 도시재생사업이 시급한 지역을 2000년대 중반부터 재개발·재건축 구역으로 지정해 재생사업을 벌여 왔다. 그런데 이미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위해 돈을 너무 많이 썼다. 구역당 평균 20억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지금까지 추진했던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접고 도시재생 사업을 하려면 우선적으로 이 돈을 해결해야 하는 셈이다. 충북대 황희연 교수(도시공학과)는 “재건축·재개발에 찬성했던 주민 중 절반 이상이 주민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도시재생 방법에 찬성하고 있지만 매몰비용 해결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매몰비용을 무시하고 도시재생특별법을 적용한다면 주민들의 반발만 사게 될 것”이라며 “온갖 좋은 내용은 법안에 담았지만 현장에서 실효성을 갖기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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