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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전세금 안전하게 지키는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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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안전하게 지키는 요령...

 

 

보증금 지키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집값은 떨어지고 전세금은 올라가는 시대에 임차인의 고민이 늘고 있다. 살고 있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 보증금의 절반이나 못 받게 된다는 것이다. 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런 날벼락을 맞아야 하는가?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해도 임대차보호법은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하는가? 한편 이런 사태를 미리 막을 수는 없었을까? 사례를 통해 답을 찾아본다.

만기가 되었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를 보자. 임대인은 다음 임차인이 들어와야 빼줄 수 있다고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말한다. 그런데 이 집에는 얼마 전 가압류가 걸려 있어 들어올 사람이 없다. 법적으로 해결하려면 6개월 이상 걸린다고 한다. 무슨 다른 방도가 없을까?

전세 들어갈 때와 나올 때 2가지 경우로 나누어 임차보증금을 지키는 요령을 알아본다.

전세 들어갈 때

전세금이 반 토막 나도 아무 대책이 없다고요?A씨는 2년반 전에 시가 약 4억원의 아파트에 전세금 2억원을 주고 들어갔다. 당시 그 집에 은행대출이 1억5천만원이 있어 께름칙했지만 주변 전세시세보다 3천만원정도 싸다는 소리에 설마하면서 계약을 했다. 집주인이 이자를 못 내자 경매가 진행되었고 그동안 집값이 많이 떨어져 2번 유찰된 후 감정가 3억4천만원의 75% 수준에 불과한 2억5천만원에 낙찰되었다. 은행이 먼저 대출금을 회수하고 A씨에게는 1억원이 채 안 되는 금액만 돌아왔다. 임대차 보호를 받겠다고 주민등록전입이다 확정일자다 모두 제대로 해놓고 있는데 이 경우에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인가?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깡통전세’ 사례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보증금 중 일정액을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권리’ 주고 있다. 그런데 이 우선변제권이 A씨에게는 적용이 안 된다. 보호 대상이 되는 금액한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우선변제를 받을 임차인의 범위 및 우선변제금액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제3~4조

서울특별시                                  9500만원 이하일 경우 3200만원까지 지급
수도권 중 과밀억제권역                8000만원 이하일 경우 2700만원까지 지급
광역시 및 안산 용인 김포 광주시   6000만원 이하일 경우 2000만원까지 지급
그밖의 지역                                 4500만원 이하일 경우 1500만원까지 지급


 

“아니 요즘 서울에서 전세금이 9500만원 이하로 내려가는 집이 어디 있어요? 그리고 실제 지급되는 돈은 그중에서 3200만원 밖에 안 된다고요?” 설명을 듣는 A씨는 울화통이 터진다. 이렇게 법에서 보호하는 금액이 적다 보니 결국 임차인 스스로 대비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대출금+전세금’ 이 집값 대비 70% 이하인지 살핀다

집을 구할 때는 먼저 그 집에 걸려있는 대출금을 살펴봐야 한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등기부의 바뀐 새 이름)의 [을구] ‘소유권 이외의 권리에 관한 사항’을 보자.


 

 

 

2007년 4월12일자로 00은행에서 채권최고액 2억5920만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아파트의 시가가 약 5억2000만원이라면 보증금을 1억원 이하로 해야 만약의 경우를 대비할 수 있게 된다.

5억2000만원 x 70% - 2억5920만원 = 약 1억원

여기에서 ‘70%’는 철칙은 아니다. 시세 하락과 경매로 넘어갈 때의 낙찰가율을 추정하여 60~80% 사이에서 융통성을 가지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전세금의 시세와 안전한 보증금 간의 차액이다. 위의 사례에서 전세금의 시세가 2억5000만원 이라면 약 1억5000만원의 차액이 발생한다. 해결책의 하나로서 이 차액을 월세로 바꾸는 ‘반전세’가 최근 늘고 있다.

 

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하는 방법 - 보증금 1억이면 월세를 50만원으로

보증금 대신 월세를 낼 경우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관련 법령에서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4배 또는 10% 중에서 낮은 비율'이라는 한도를 정하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 시행령 제9조) 그러나 거래현장에서는 이 한도보다 낮은 수준에서, 시중의 금리 변동과 전월세 수요공급 사정에 따라 수시로 변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증금 1억원이면 월세를 50만원으로 전환하는 사례를 자주 본다. 이는 월리 0.5%에 해당되며, 연리로는 6%가 된다. 은행 정기예금 이율의 약 2배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계산법이 거래의 가이드라인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이율 x 2배 이하 = 월세 환산율

물론 여기에는 약간의 가감요인이 있다. 상가는 주택보다 환산율이 다소 높고, 보증금이 고액일수록 환산율은 내려간다.

전세보증금 잘 받아 나오기

이번에는 만기가 되었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를 보자.


보증금 나 몰라 임대인

P씨가 세든 아파트는 전세금 2억5천만원 만기일은 00년 9월 30일이다. 그런데 이 아파트에는 P씨가 이사 온 다음 8000만원의 가압류가 등기부에 올라 있다. P씨가 분양받은 아파트의 입주예정일이 10월이기 때문에 만기 3개월 전부터 임대인에게 만기일에 꼭 나갈 수 있도록 수차례 전화로 부탁했다. 그 때마다 임대인은 시세대로 중개업소에 내 놓았으니 빼나가라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이 경우 임차인에게 닥쳐올 어려움이 훤히 보인다. 집값은 내려가 있고 거기에 가압류까지 걸려 있으니 시세대로 전세금을 내고 들어올 임차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임대인은 보증금 받기 전에는 내줄 돈이 없으니 기다려보자고 막무가내로 버틴다. 이제 분양받은 집에 제 날짜에 못 들어가면 잔금 연체금과 관리비를 물게 된다.

물론 법대로 하면 임차인이 이길 것이다. 문제는 시일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지급명령이나 판결문을 받는데 3~6개월 걸리고, 다시 경매 신청하여 배당받는 기간을 합하면 1년은 훌쩍 넘어간다. 이렇게 되면 가야할 이사도 못가고 집주인과는 원수 사이가 된다. 도대체 임차인이 무얼 잘못했기에 이런 고초를 당해야 하는가? 이 경우 유감스럽게도 필자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해결의 왕도는 없다. 그러나 ‘나몰라 임대인’을 상대하는 차선책은 있다. P씨가 해야 할 일을 순서대로 알아보자.

 

내용증명 1 - 만기 두 달 전에 해지통지

만기를 2달 정도 남긴 시점에서 더 이상 구두로 하지 말고 내용증명을 보낸다. 말로 한 경우 상대방이 못 들었다고 하면 그 때부터 만기가 다시 3개월 늦추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묵시적 갱신’ 편 참조)


내용증명 예시 1

제목     : 만기 해지 통지
수신인  : 김임대           주소 : 서울시 00구 00동 00번지
발신인  : 박임차 (날인) 주소 : 서울시 00구 00동 00 아파트 000-000호
일자     : 00년 7월 25일

제가 살고 있는 위 아파트의 임차기간은 00년 9월 30일까지 입니다. 저는 만기일에 맞추어 이사 나가고자 하오니 보증금 2억5천만 원을 돌려주시기를 요청합니다.


내용증명 2 - 손해액을 미리 알려준다.

만기일이 다가와도 다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이사 날짜를 잡지 못하면 임대인을 보다 강하게 압박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임차인에게 발생할 손해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이를 임대인에게 청구할 것임을 예고한다.


내용증명 예시 2

제목     : 보증금 반환지연에 따른 손해예정액 통지
수신인  : 김임대           주소 : 서울시 00구 00동 00번지
발신인  : 박임차 (날인) 주소 : 서울시 00구 00동 00 아파트 000-000호
일자     : 00년 8월 25일

만기일에 해지할 것을 지난 7월 25일 통지하였으나 임대인께서 다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이사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기일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저에게는 다음과 같은 손해가 생기므로 앞으로 귀하에게 청구할 것임을 알려 드립니다.
- 이사 들어갈 아파트 분양잔금 2억5000만원에 대한 연체금 연14% 월 약290만원
- 이사 들어갈 아파트 관리비 부담금 월 약 20만원
첨부 : 000 아파트 분양계약서 및 입주안내문 사본 각 1부


물론 임대인의 반발이 예상된다. “아니 그건 임차인의 개인 사정이죠. 싼 이자도 있는데 왜 비싼 연체금을 물어요? 그리고 만기 되었다고 꼭 그 날짜에 나갈 수 있는 사람 얼마나 되겠어요?” 사실 우리의 거래 관행으로 보면 임대인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이 경우 법의 판단은 어떻게 될까?

특별한 손해는 미리 알려주어야 배상청구가 가능하다.

이른바 ‘보증금 돌려막기’의 관행에 경종을 울린 판례가 있다. 만기가 되었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들어갈 집의 계약금을 몰취당한 임차인의 손해를 임대인이 전액 배상하라는 것이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2007나6127 ) 여기에서 이 판결의 이유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임차인이 계약금을 몰취당할 것이라는 사정을 임대인이 알고 있었기에 손해배상의무가 있다.”라고 본 점이다. 역시 민법의 관련 규정을 보자.


민법 제393조 손해배상의 범위

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
②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


P씨의 경우도 잔금 연체금이나 관리비를 배상 청구하기 위해서는 임대인에게 미리 알려줄 필요가 있다. 위의 사례에서 두 번째 내용증명을 받게 되면 임대인도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그렇게 큰 손해액이 발생한다면 대충 넘어가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시세보다 훨씬 싸게 내놓던가 아니면 가압류를 말소하는 방도를 찾을 것이다. 이렇게 임대인이 적극적인 해결의 노력을 보이고 임차인도 어느 정도 기다려주면서 원만히 풀어가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소송은 웬만하면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자.

 

 

이인덕

이인덕

서울시청 임대차상담위원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시립대에서 도시행정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상담실에 접수되는 부동산 분쟁 사례를 통해 그 예방법을 찾는다. 잘못 알고 있는 거래 상식, 법과 어긋나는 거래 관행 때문에 발생하는 사건·사례들을 글로 쓰고 있다. 현장의 공인중개사들을 상대로 계약서 작성 실무 교육도 한다.
저서『나몰라 임대인 배째라 임차인』(부연사)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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