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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잔혹사>눈물흘리는 전세난민들... '서울 떠나야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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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잔혹사>눈물흘리는 전세난민들... '서울 떠나야산다'

 

 

 

강북 노원지역 아파트 항공촬영 사진 /조선일보 DB

지난 수년간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전세대란’이란 말이 자주 회자됐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77주째 올랐다. 세입자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도 약발이 떨어지면서 전세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민들이 느끼는 전세대란 고통은 어느 정도인지, 전세대란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이민호(47)씨는 올해초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동으로 이사했다. 그는 서울 중계동 은행사거리 아파트에 전세를 살고 있었다. 2년전 80㎡ 아파트에 1억5500만원에 전세로 들어갔다. 집주인이 지난해말 전세값을 5000만원 올려달라고 했다. 인근 다른 아파트를 알아봤지만 전세물량은 거의 없었고 월세로 들어가기엔 부담됐다. 전세값이 2년전보다 1억원넘게 오른 곳도 있었다. 이씨는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아들이 올해 대학에 입학할 예정이라 추가로 대출 받아 집을 사거나 전세값을 올려주기 힘들었다. 딸은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이씨는 어쩔 수 없이 서울을 떠나게 됐다.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세입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전세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물량 부족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집주인들은 전세값을 올리고 월세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새학기 및 이사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월, 전셋집 찾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

◆ 강북지역 전세값 급등…“비싸져도 구하긴 힘들어”

한국감정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강북 지역 전세값은 0.2% 올랐다. 강남(0.17%)보다 많이 상승했다. 도봉구, 노원구 등 베드타운은 지난달 초에 비해 각각 1.4%, 0.9% 올랐다.

노원구 중계동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792만원이다. 같은 지역 매매가격은 1128만원 가량이다. 전세가율이 70%에 이른다. 강북 8학군으로 불리는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 아파트는 더하다. 중계동 청구아파트와 라이프 아파트의 경우 3.3㎡ 당 매매가격 1442만원에 전세가격은 1070만원이다. 전세가율이 75%에 이른다.

이 지역 전세값은 지난 2년간 크게 올랐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 라이프, 신동아, 청구2차 101㎡가 약 2년만에 1억1500만원 상승했다. 2012년 3월 당시 전세가격은 3억4500만원이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는 전세가격이 4억6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계약을 갱신하려면 세입자는 1억원 이상 필요하다.

강북 노원구 일대 부동산.(본 기사내용과 무관합니다)/조선일보DB

이마저도 구하기 쉽지 않다. 은행사거리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청구, 라이프 쪽은 중·소형 아파트 전세가 없고 월세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가 170만원인 곳이 있다”며 “중·소형은 전세는 거의 없고 월세 마저도 드물다”라고 말했다.

◆ “돈 없으면 서울에서 멀어지는 수밖에”

이씨처럼 추가 대출이 어려운 이는 전세값이 낮은 곳으로 이시해야 한다. 이씨가 이사한 의정부시 민락동은 3.3㎡당 전세가격이 455만원이다. 매매거래 가격 평균은 663만원으로 전세가율은 68%에 이른다. 전세가율은 높은 편이지만 서울 노원 지역보다는 전세값이 적다.

서울 인근 경기도 지역 3.3㎡당 전세값은 동두천시, 양주시, 의정부시, 남양주시 순으로 높다. 지난달 기준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동두천 272만원, 양주시 314만원, 의정부시 464만원, 남양주시 469만원으로 나타났다. 자금 확보가 어려운 수요자일수록 서울에서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에 전세집을 구하는 김한식(37세)씨는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 전세값이 워낙 올라 월세 전환이나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 서울 인근 신도시도 전세값이 많이 올라 좀 더 외곽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전세난은 당분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강남 재건축으로 인해 이주 수요는 2만가구 가량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사철이 돌아와 당분간 전세값이 안정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서울을 빠져나가는 전세 수요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 kb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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