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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서울, 수도권 전세시장... 봄이와도 "한파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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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 서울·수도권 전세 시장… 봄이 와도 '寒波주의보'

 

 

 

[서울은 좁은 문, 지방은 넓은 문… 내년 전세 양극화]

-내년 신규 아파트 보릿고개

서울 입주 물량 1분기 11% 줄어… 수도권 지역은 36%나 감소

하반기엔 개포 등 재건축 공사

공급은 부족하고 수요는 급증… 강남권 전세난 二重苦 예고

-지방은 숨통

1분기 신규 아파트 116% 증가… 부산·광주 등 전세난 해소될 듯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회사원 강모(37)씨는 최근 큰 걱정이 생겼다. 내년 2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아파트 전세금 시세가 1억원 이상 오른 데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기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강씨는 "주변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서 한꺼번에 공급이 늘어나면 조금 싸게 전세를 구할 수 있지만, 내년 초에는 서울에서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세난이 내년에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더 심화될 전망이다. 반면 지방은 가파르게 오르던 전세금이 다소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과 지방의 전세 시장이 내년에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새로 입주에 들어가는 아파트 물량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1~3월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같은 기간(6674가구)보다 11.1% 줄어든 반면 지방은 115.9%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그동안 전세 시장에서 세입자를 분산·흡수하는 '완충 지대' 역할을 해왔다. 그런 만큼 서울과 지방 간 입주 물량 차이는 전세난 양극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서울, 강남 중심으로 전세난 심화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도 전국의 아파트 전세금이 평균 2.3%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서울은 이보다 더 높은 상승률(2.6%)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주된 이유는 아파트 입주 물량 때문이다.


2011년까지만 해도 서울에는 새 아파트가 매년 4만~5만 가구씩 들어섰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집값 하락에 각종 규제가 겹치면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었고, 이것이 입주량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내년 초에는 새 아파트 기근(飢饉) 현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내년 1분기(1~3월) 서울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5936가구로 올해보다 11%가량 줄어든다.

최근 3년간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아파트 위주로 입주가 진행된 강남 지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내년 1분기에도 '역삼3차 아이파크'(43가구)를 제외하면 입주 아파트 대부분이 보금자리주택(세곡2지구·2374가구)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개포·고덕·둔촌주공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면서 전세 공급 부족과 수요 급증이라는 '이중고(二重苦)'를 겪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강남구 개포2·3단지와 개포시영은 지난달 조건부로 서울시 건축 심의를 통과했고 강동구 둔촌동 주공1단지는 내년 하반기에 재건축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건국대 심교언 교수(부동산학과)는 "강남권은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20% 이상 감소하고, 2015년에도 입주 물량이 더 줄어들게 된다"며 "전세난은 쉽게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권, 내년 초 입주 물량 급감

수도권 전세 시장도 내년 초에는 '보릿고개'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1~3월 수도권에서 집들이에 들어가는 새 아파트는 1만7209가구로 올해(2만6625가구)보다 35.4% 줄어든다. 입주 단지도 전세 수요가 많은 분당·용인·안양 등 경기 남부권보다 김포·의정부·남양주·가평 등에 몰려 있어 전세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급등한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한 서울 지역 세입자들이 경기·인천으로 이사를 하고 있는 것도 수도권 전세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올 들어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거주지를 옮긴 인구는 31만7238명(10월 말 기준)에 이른다.

그 여파로 내년도 수도권 아파트 전세금은 평균 2.6% 상승할 것으로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다봤다. 다만 내년 하반기에는 아파트 입주가 늘어 전세난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분당·과천·용인 등 세입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금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전세난 숨통 트일 듯

서울·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전세난 '먹구름'이 서서히 걷힐 전망이다. 내년 3월까지 지방에서 입주를 시작하는 아파트는 3만3738가구로 올해(1만5625가구)보다 115.9%나 늘어난다. 특히 아파트 전세금이 매매가격의 70%를 웃도는 부산·대구·광주 등 5대 광역시가 전체 입주 물량(3만3738가구)의 절반 가까이(1만6348가구) 차지하고 있어 지방 전세난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전체 입주 물량도 총 25만4000가구로 올해(17만5000가구)보다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닥터아파트 권일 팀장은 "지방은 3~4년 전 분양 시장이 활기를 띠었을 때 공급됐던 주택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한다"며 "지방의 전세금 상승률이 최근 안정세로 돌아선 것도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원상 기자]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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