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축소한다는데... 집살까? 월세로갈까?
- 주택대출 1%대 저리 지원..세혜택도 많아 매매 늘듯
- '전세→월세' 정부 지원
- 한달치 환급..'반전세' 대세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정부가 고액 전세자에 대한 대출 지원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전세에서 매매나 월세로 갈아타는 세입자들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주택기금에서 지원하는 전세자금 대출은 보증금 3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일반시중 은행의 전세대출에 대한 공적보증 지원도 보증금 4억원(지방 2억원) 이상은 중단하기로 했다.
반면 무주택자인 전세입자들이 집을 살 경우 1%대 낮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해주고, 월세로 이동할 경우에는 연 임대료의 최대 10%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세 지원이 줄어들면 전세 수요가 매매나 월세로 이동해 전셋값 안정과 함께 집값 상승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전문가들은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쉽게 바뀌진 않겠지만, 전셋값 상승에 부담을 느낀 일부 수요자들이 매매나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상당수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매매 전환시 비용 감소
업계에서는 전세대출을 제한받는 가구는 전체의 10%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주택기금을 통해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는 전셋값 ‘3억원 초과 아파트’는 전국에 걸쳐 77만9395만가구로 전체의 11.5%에 이른다. 공적보증을 받을 수 없는 아파트는 수도권에서는 9%(전셋값 4억원 이상), 지방에서는 14%(2억원 이상) 정도다.
시장에서는 무주택자들이 집을 사기에 좋은 여건이 형성돼 있다. 정부가 주택 거래를 늘리기 위해 여러 지원 방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우선 취득세가 2~4%에서 1~3%로 줄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도도 폐지됐고, 무주택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 금리 1%대 공유형 모기지 대출을 받아 집을 살 수 있다.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는 비용도 크게 낮아졌다. 집값 급등기였던 2006년 2억3660만원에서 지금은 1억3044만원으로 7년 새 1억원 이상 줄었다. 특히 수도권에서 3억원 미만의 아파트를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탈 경우 추가 비용이 1억9700만원에서 9500만원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고가 전세일수록 매매가격도 비싸 갈아타기가 쉽지는 않다. 매매시세가 5억~6억원 사이는 평균 3억5000만원, 6억 초과 아파트는 5억50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든다.
무엇보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전세의 매매 전환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세금과 금리가 낮아졌다고 무턱대고 집을 살 경우 가격 하락시 손해를 볼 수 있어서다. 반대로 공유형 모기지는 정부와 손익을 나누는 형태여서 집값이 상승할 경우 오히려 금리가 오르는 구조인 만큼 잘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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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월세 전환시 한달치 월세 아낀다
정부의 월세 지원 대책도 이 같은 추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부는 월세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고 공제 대상도 총급여 5000만원 이하에서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로 확대했다. 공제율은 월세 지급액의 60%(최대 500만원) 한도에서 연간 월세 지급액 중 750만원까지로 높아진다. 최대 75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는 한달치 월세 정도를 줄이는 효과다.
저렴한 월세아파트도 많이 나올 예정이다. 정부는 민간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를 통해 10년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짓도록 할 계획이다. 공공임대주택은 그동안 일부 서민층에만 공급됐지만, 앞으로는 중산층까지 수요 대상이 확대된다.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정부가 운용하는 주택기금이 투입되는 만큼 월 임대료나 보증금 인상 폭도 연 5%로 상한선을 둘 가능성이 크다. 중산층까지 확대되는 공공임대주택 임대료는 전체 월세시장 가격의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임대료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가 집주인에게 소득세를 부과할 경우 집주인이 세금분만큼을 임차인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전·월세 전환율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집주인이 마음대로 임대료를 올리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영 (grassd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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