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6주 만에 꺾여… 8·28대책 약발 끝?
정부는 침체된 부동산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올해 세 번의 부동산정책을 발표했다. 공통점은 거래 때 세금을 줄이고 대출금리를 낮출 테니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는 것이었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게 연말까지 취득세 전액 감면 등을 중심으로 한 '4ㆍ1 부동산대책'은 6월 말 취득세 한시감면으로 '반짝 약발'에 그쳤다. 하지만 '8ㆍ28 전월세대책' 때는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생애최초주택구입자와 전세난을 겪는 실수요자들이 저가매물 구입에 나서면서 집값이 5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500만~2,000만원 상승했던 집값은 추격 매수가 꺾였고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번 주 다시 보합세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최근 일시적 집값 상승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8ㆍ28대책의 핵심인 취득세 영구감면이 국회에 계류 중이며 '공유형 모기지' 3,000가구는 시장에 영향을 주기에 규모가 너무 적다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게 주어진 각종 혜택이 연말이면 사라져 내년 초 다시 거래절벽이 올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눈치 빠른 건설사들은 올 하반기를 두 번 다시 안 올 분양의 기회로 간주하고 신규 분양과 미분양 물량 털어내기에 여념이 없다. 이 과정에서 전문업체를 통해 동원된 주부들이 신규분양 견본주택에 수백명씩 몰려다니며 바람잡이 역할을 하면서 현장 분위기를 띄우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
소득 대비 높은 집값과 주택가격이 더 오르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널리 확산돼 정부의 주택경기 부양책이 예전처럼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와 저성장이 맞물린 데다 주요 주택 구입층인 30대의 구매력 약화로 집값이 오르기 힘든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는 부양책이 자칫 가계부채만 늘리고 기대하는 효과는 거두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건설ㆍ부동산업계는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현재 실수요자에게만 적용하는 부동산 규제완화를 전체 투자자들에게 확대해 이들을 주택시장에 끌어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양도세 중과 폐지와 수직증축 허용 등 각종 규제책을 없애라고 요구하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팀장은 "실수요자는 저가매물이 사라지면 매수 의사를 접게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움직여야만 거래 활성화가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득세 영구인하 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돼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전통적 이사철(9~11월)에 맞춰 취득세 영구감면이 처리돼야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시장 분위기를 꺼뜨리지 않고 살려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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