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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이제 집을 사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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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을 사야 하지 않을까요"

하반기 입주물량 감소로 전월세 시장은 불안한 양상 보일 전망

서민 주택구입자금 지원으로 오피스텔 수요도 꾸준할 듯

지난달 ‘8.28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중소형 주택에 대한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 매년 가파르게 오르는 전세금에 시달리던 세입자들이 취득세율 절반 인하(2→1%)와 1%대 저금리로 주택 구입을 지원해 주는 '수익공유형 모기지' 출시 소식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서울 강북이나 수원·안양·군포시 등 기반시설이 좋은 수도권 외곽 중소형 아파트는 전세금에 5000만~1억원만 더 보태면 살 수 있어 이번 기회에 매수 전환을 고민하는 세입자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17일 부동산전문업체 유엔알컨설팅에 따르면 8.28 전후로 주택에 투자하겠다는 고객들의 상담이 전에 비해 3~4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 지난 6월 취득세 감면 일몰 이후 4분의 1 토막 났던 거래량이 회복되면서 주택 매매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7월 큰 폭으로 떨어진 이후 지난달부터 다시 거래량이 증가세이고, 집값도 3주 연속 상승세다. 서울만 오른 게 아니다. 수도권 도시들도 줄줄이 상승세에 올라타고 있다. 취득세 감면 종료 이후 거래 절벽에 빠졌던 충격에서 다소 벗어난 모습이다.

전세금 비율이 70%에 육박한 곳에선 취득세 인하 소급 적용 여부가 확정되기 전 중소형 아파트를 미리 매입하려는 '선취매'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성북구 65.24% ▲관악구 63.74% ▲중랑구 63.52% ▲서대문구 63.21% ▲구로구 62.49% ▲동대문구 62.28% 등 순으로 높기 때문에 해당 지역 위주로 매매 전환수요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

이와 관련,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그동안 집값 하락폭이 깊어지면서 공급물량은 크게 줄고 전셋값이 뛰어오르면서 전세에서 매매로 돌아서는 실수요자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서민 주택구입자금 지원대상을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확대하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을 확대함에 따라 추석 이후에도 오피스텔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말 취득세 한시 감면 혜택의 종료로 주춤했던 아파트 경매 열기가 8월 이후 다시 달아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28 전월세 대책’ 이후 9월 들어 벌어진 첫 아파트 경매에서 낙찰가율이 80%대로 뛰면서 업계에선 매매 심리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 부동산경매정보업체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법원 경매가 진행된 수도권 아파트 881가구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일 낙찰가율이 83.59%를 기록했다. 바로 이전인 지난달 30일 낙찰가율 77.33%에서 6.26%p 높아진 것.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 7월 78.15%, 8월 77.38% 등 줄곧 70%대를 유지했다. 그러다 이달 들어 낙찰가율이 80%대를 넘어서자, 8.28 대책이 시장에 본격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표는 “감정가 6억원을 넘는 중대형 아파트도 지난 2일 낙찰가율이 81.95%에 이르면서 그동안 60% 후반에서 70% 중반대에 그쳤던 성적을 훨씬 웃돌았다”며 “3~6개월 선반영하는 경매시장 특성상, 추석 이후 주택시장은 그다지 어둡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임대차 시장의 내부 변화도 전세 부족을 부채질하고 있다. 저금리 등으로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보증부월세(반전세)와 순수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전월세 거래 중 전세 비중은 66%, 월세 비중은 34%였다. 올해 같은 기간에는 전세 비중은 줄었지만 월세 비중이 39%로 5%p나 늘었다.

이번 대책에서는 월세 세입자 소득공제율을 50%에서 60%로 확대해 전월세난에 신음하는 임차인들에게도 혜택을 주는 방안도 나왔다. 또 공제한도를 연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높였으며, 주택임대차보호법 우선변제권 적용대상 보증금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 우선변제금을 3000만원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밖에 서민 주택구입자금 지원대상을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확대하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을 확대했다. 전월세난이 무주택자들과 다주택자들 모두가 시장에 대한 기대감 저하로 인해 주택거래가 막히고 대거 전세시장으로 수요가 집중되어서다.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입주량이 총 2만9177가구로 2000년 이후 최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입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5만8511가구)에 비해 절반가량까지 줄었다. 2010년 7만3562가구, 2011년 5만1184가구가 입주한 것과 비교해도 확연하게 적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수도권 주택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이 공급을 일시적으로 줄인 영향 탓이다. 연간 입주량도 지난해 9만6000여가구에서 올해 7만3000여가구, 내년 6만4000여가구로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즉, ‘8.28 전월세 대책’에도 불구하고 올해 하반기 입주량 감소가 추석 이후 수도권 전세난을 부추길 수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위와 기획재정위·안전행정위 등에서는 ‘8.28 전월세 대책’에 관한 후속 입법을 놓고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현재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매입임대사업자 세제지원 확대 ▲취득세율 영구인하 등과 관련된 법안을 중점 추진할 방침이지만, 민주당은 이를 당론으로 반대하며 전월세 상한제 도입과 자동갱신계약 청구권 보장 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또 여·야는 건설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후분양제 도입 여부 및 4대강 사업 국정조사 실시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박 대표는 “8.28대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현재 국회에 계류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혹은 탄력적 운용)등이 해결돼야 한다”며 “이번 대책에서 빠진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 등 주택 대출 규제를 과거처럼 은행 자율로 맡기는 방안이 추진돼야 지속적인 주택수요와 더불어 전세시장 안정에 많은 일조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8.28대책 관련 법안의 국회통과가 이른 시일내에 이뤄지고 추석 이후에도 국내외 금융시장 변수만 없다면, 국내 주택시장 분위기는 적어도 상반기보다는 더 좋아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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