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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사는 사람 느는데… 불 안꺼지는 전세대란
8·28대책후 매수세 회복 호가 소폭 상승 불구 전셋값 동반 상승 '기현상'
"원래 집 사려던 사람들이 매매시장 나온 것일뿐" 전세난 당분간 지속될 듯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공인중개사 이모(52)씨는 최근 침체의 긴 터널 끝이 보이는 것 같아 안도감이 들어도 맘 편히 웃을 수 없다. 정부가 파격적인 금리로 주택자금을 대출해주는 '8∙28 전월세 대책' 발표 이후 급매물이 팔리고 매수문의가 늘었지만, 전세난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전세를 찾는 사람이 계약금 2,500만원을 입주 3개월 전에 먼저 내겠다는 파격적 조건을 내걸어도 집을 구할 수 없다"면서 "사무실을 찾아온 신혼부부들이 힘없이 돌아설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정부는 매매시장이 활성화하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바뀌어 전세난이 완화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매매수요는 살아나는 듯해도 전세난이 완화는커녕 더욱 악화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9월 둘째 주(9~13일) 서울 아파트 가격은 19주 만에 하락을 멈추고 0.01% 올랐다. 수도권과 전국 아파트 가격도 하락을 멈추고 9월 첫째 주부터 2주 연속 변동률 0%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집값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16일 서울 개포 미아 목동 고덕동, 경기 일산 분당 과천 등 서울 수도권 주요 지역의 공인중개사 10명에게 문의한 결과, 대부분 "미약하나마 매수세가 돌아왔다"고 답했다. 8∙28 대책 이후 호가도 1,000만~3,000만원씩 올랐다. 과천 래미안슈르 제일부동산 관계자는 "호가가 올라 거래는 활발하지 않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매수세를 반겼다. 서울 목동 13단지 우방부동산 이모(58)씨도 "집값이 오를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중소형을 중심으로 거래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세난은 변함이 없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9월 둘째 주에도 어김없이 올랐고(0.06%) 신도시 전셋값 상승률도 0.08%대 고공행진을 한달 째 이어갔다. 과천 D부동산 권모(55)씨는 "전세가율이 75%에 달하지만 전세수요자는 여전히 많아, 인터넷에 매물을 올릴 시간도 없이 거래가 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개포동 H부동산 양모(59)씨는 "너무 오른 전셋값을 감당 못한 사람들이 집 사는 대신 서울 밖으로 빠져 나가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계산대로 전셋값이 안정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정부 대책에도 여전히 집값 하락을 걱정해 전세를 고집하는 세입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빚내서 집 사려면 안정적인 수입원이 필요한데, 요즘 40대 중반이면 명예퇴직 위협을 받고 비정규직도 많다"며 "집값이 지금보다 20~30%는 더 떨어져야 매수세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연간 주택 거래량이 80만호인데 저리 장기모기지 대상자 3,000호는 너무 적은 규모로 전세난 완화에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면서 "수혜 대상이 확대되지 않는 한 전세수요자들이 집을 사러 나서기보다, 원래 집 살 구매력을 갖춘 사람들이 새 제도를 이용하는 선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다수가 집 매수세가 살아나더라도 한동안 전세난은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변 교수는 "정부는 매매활성화를 기다리지만 말고, 당장 전ㆍ월세상한제 등 직접적 주거안정 정책을 통해 전세난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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