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동산뉴스

집값 이대로 "폭락"하나... 무너진 '부동산 불패신화'

728x90
반응형

집값 이대로 '폭락'하나… 무너진 '부동산 불패 신화'

 

 

 

전국 및 서울의 아파트 실질가격 변동추이(1986년 1월 ~ 2013년 7월) ⓒ선대인경제연구소

"폭락하면 한국경제 위험" VS "빨리 폭락해야 더 큰 재앙 막아"…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

68주 연속 상승 중인 전셋값은 '부동산 불패 신화'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건설업계와 보수ㆍ경제언론은 끈임 없이 '집값 바닥론'은 설파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에선 이런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향후 집값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보니 여력이 되더라도 집을 사기보단 전세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전국 주택 가격은 1980년대 이후 급격하게 상승해 1991년 정점을 찍었다가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폭락했다. 이어 노무현 정부 시절 엄청난 급등을 경험한 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격 상승을 선도하는 수도권 아파트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2009년을 마지막으로 서서히 추락하는 중이다.

집값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지목되는 건 주택 보급률과 인구감소 추세다. 과거에는 주택 수요 증가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을 야기했으나,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주택 보급률은 2002년부터 100%를 넘었으며 2012년엔 114.2%에 육박했다. 수도권도 106%에 이른다.

박근혜 정부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보금자리주택'의 분양 공급을 축소한 데서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4ㆍ1 부동산 대책'에서 올해 공공분양주택의 인허가 물량을 과거 7만~8만가구에서 1만가구로 축소하고, 기존에 지정된 공공택지의 사업계획을 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공급 축소로 수도권에서 18만가구의 공급이 축소 또는 연기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단지 위로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연합뉴스

또한 인구증가율이 떨어지며 '저출산 고령화'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는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출산보다 고령화에 따라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라 신규 주택에 대한 수요는 많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노인들은 매물을 내놓는 공급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20년에는 15.7%, 2040년 32.3%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공학적으로 집값은 대통령 지지율과 직결된다. 건설업계와의 상관관계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정부가 '집값 떠받치기'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지난 2월에 취임한 박근혜 정부는 1년도 안돼 4ㆍ1, 7ㆍ24, 8ㆍ28, 12ㆍ3 등 네 차례 걸쳐 '부동산시장 정상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정상화'는 떨어진 집값을 다시 되돌려놓겠다는 의미다. 심지어는 집값 하락에 따른 손실을 정부가 지원해줄테니 안심하고 집을 사라는 '손익공유형 모기지' 정책까지 나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은 발표 후 수개월 '반짝 효과'를 낼 뿐 전반적인 집값 하락과 전세대란을 막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2013년 3월 기준)는 2010년 2월(108.9)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올해는 100.5(1월)로 시작해 지난 11월 99을 기록해, 정부의 부양책이 큰 폭의 하락은 막고 있지만, 추세를 반전시키지는 못한 것을 보여준다. 다만 같은 기간 전국을 기준으로 보면 주택, 아파트 모두 100.1에서 100.3로 조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까닭에 부동산 시장에선 '집값 폭락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수 년 안에 본격적으로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집값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은 "한국 집값은 지금도 60%가 거품이다. 수도권은 지금 시세에서 반 이상 더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산 감소가 불을 보듯 뻔한데, 있던 집도 팔고 전월세로 가는 게 더 현명한 행위다. 지금은 집을 사는 것 자체가 미친 짓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만약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앞으로 집값은 더 떨어져야 한다면서도 급격한 폭락은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이 처장은 부동산 담보대출이 400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부동산이 폭락하면 금융시장은 물론 일반 제조업까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기관은 여신 회수에 들어가고, 연쇄 도미노 현상으로 긴축 경영에 돌입한 기업들은 가장 먼저 노동자를 해고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건설업계는 당연히 폭락론을 경계하고 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수년내에 부동산이 폭락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여러 가정이 필요하다"며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경제에 미치는 파급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산 가격이 폭락하면 경제가 불안하지 않을 나라는 없다"며 "우리나라는 전세 자금이 자기 자본이 아닌 경우가 많아서 더욱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폭락의 기준을 정해야겠지만, 전세 보증금이 집값의 60~70%인데 만약 집값이 30% 빠지면 보증금도 위험할 수 있다"며 부동산 폭락은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를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공인중개업소 ⓒ연합뉴스

그러나 현 정부의 '집값 떠받치기' 정책은 더 위험한 폭락을 초래할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집값 하락을 유도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은 "수도권 아파트 평균가의 40%는 거품"이라며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아무 충격이 없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은 불가능하다. 어느 정도 충격을 받더라도 '견착륙(堅着陸ㆍfirm landing)'을 해야 진정한 폭락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집값 하락에 대한 시그널을 줘서 하우스푸어들은 손절매를 해서라도 가계부채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

선 소장은 지금부터 부동산 거품이라는 뇌관을 제거하지 않으면 2~3년 내에 부동산 시장이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가 가장 우려하는 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되면서 한국에 들어왔던 자금이 빠져나가고 금리가 올라간 후다. 선 소장은 "집값 하락을 동반하겠지만 가계ㆍ공공부채를 줄이고 건설업체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한 번에 한국 금융 시스템이 마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래학자인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은 현재 상황을 '부동산 대세하락기'로 규정하고 '부동산 가격 정상화(하락)'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 소장은 "앞으로 집값은 40~60% 떨어질 것이며 부동산으로 돈 버는 건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 가면 한국의 위기는 2, 3년 후 시작해 '제2의 외환위기'를 거칠 수 있다며 가계부채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값 바닥론은 2009년부터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팔려고 하면 정부 부양책이 나오고, 팔려고 하면 바닥이라고 했지만 더 이상 계속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는 내년 부동산 시장이 올해보단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수도권 집값이 연간 1% 상승하고, 지방은 1%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아 연구실장은 "수도권은 지난 4년 내내 마이너스였다. 이제 바닥을 친 것이라고 보고, 하락세를 멈출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방은 지난 4년간 호황이었으나 내년엔 종료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11~12월 정부 및 공공기관, 부동산전문가, 공인중개사 9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 아파트시장 전망 설문조사'에선 보합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절반(51%)은 매매시장은 보합할 것이라고 밝혔고, 상승(29%), 하락(20%)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반면 아파트 전세가격에 대해선 응답자의 70%가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고, 보합(26%)과 하락(4%)에 대한 전망은 적었다.

김병철 기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