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주택시장 회복세의 원인은?
2013년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세 차례의 주택시장 회복을 위한 대책이 발표되었다. 현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이전 정부와 차별적인 것은 위축된 수요를 감안해 공급을 줄여주고, 수요자 지원을 통해 시장의 균형을 유도한다는 데 있다. 그동안 세 차례 발표한 정부 대책의 효과가 나타난 것일까? 최근 수도권 주택 매매시장은 긍정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주택시장의 흐름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우선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적인 매매심리 회복세가 눈에 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지수나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상승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에서 조사하고 있는 부동산 소비심리지수의 상승 폭이 커졌는데,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2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전세가구의 수요는 다소 주춤한 상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전세수요가 한풀 꺾이고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가구가 늘고 있음을 예상해볼 수 있다.
다음으로 수도권 내 일부 지역에서 중대형 미분양아파트 계약이 증가했다. 8.28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미분양 아파트들 계약률이 상승하고 있으며, 미분양이 크게 적체되어 있던 용인지역에서 큰 폭의 중대형 미분양 감소가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은 전월보다 2,232호가 줄었는데, 줄어든 미분양 아파트 중에서 중대형이 절반 이상 차지했다. 김포나 파주 등 대량의 미분양 적체가 지속되고 있기는 하지만, 중대형 미분양이 큰 폭으로 감소되고 있는 이유는 올해 종료되는 세금감면 및 각종 혜택과 주택소비에 대한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서울에서 전세로 거주하던 가구 중 일부가 경기도 인근 지역의 주택을 구입하면서 미분양 중 일부가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택시장에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신호는 정부정책에 의한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여겨진다. 아래 그림을 보면, 취득세 감면종료나 정부의 대책발표 시점 전후로 변동이 크게 나타났다. 2012년 말 취득세 감면종료 전후 주택을 구매하는 가구가 증가하였고, 2013년 4월 정부의 대책발표와 6월 취득세 감면 종료로 해당 시기에 주택을 구입하는 가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정부 대책의 영향은 장기적이지 못했다. 정책효과가 단기에 머물렀던 것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과 관련한 법령개정안이 국회에서 계류되면서 불확실성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림 1> 매매가격변동과 실거래 추이
최근 나타난 긍정적인 요인들만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은 회복세라고 단언하기에는 부족하다.
다만,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지지 않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와 같은 정책수혜대상자의 주택구매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대출 건수는 9월 7,922가구로 전국 주택거래량 5만 6,733건의 14%를 차지했다. 10월 대출 건수는 더 크게 증가해 1만 2,491가구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들의 주택구입이 증가하고 있다. 기금지원을 받지 않는 가구도 많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주택시장 회복세를 견인하는 데는 이들 생애최초주택구입자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그림 2> 생애최초주택구입자 기금지원 추이 (지원 건수)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이유는 거래 시 발생하는 세제혜택과 저렴한 대출비용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금을 통한 융자 대상자는 부부합산 연간소득이 7,000만 원 이하로, 대출신청일 기준으로 무주택 세대주로서 세대원 전원이 주택을 소유한 사실이 없어야 한다. 대출한도는 2억 원이며, 대출이율은 2.6~3.4%로 소득구간과 만기별로 대출금리가 차등 적용된다. 올해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취득세나 양도세 혜택을 누릴 수 있어 하반기 이후 생애최초로 주택을 마련하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 미분양해소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서울은 중소형 중심의 주택거래가 증가하고 경기도는 중대형의 거래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정책지원의 영향과 상당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적용대상 주택을 6억 원 이하 85㎡ 이하로 정해놓음에 따라 서울에서 6억 원 미만 중소형주택, 경기도에서는 단위당 주택가격이 서울보다 낮아서 중대형 평형의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현재 주택시장의 중요한 문제가 수도권 주택시장 회복이라고 한다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이외 일반 수요자와 투자적 수요자의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국민은행에서 작성하는 주택부담능력지수를 보면, 수도권은 주택가격 하락세와 저금리로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지는 모습을 보인다. 최근 소비자 기대심리나 구매력 회복에 불구하고, 일반 수요자의 매매참여는 상대적으로 저조해 보인다. 이런 이유는 금융위기라는 특수한 상황하의 가구 소득불안 요인 외에도 다양한 사회적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 판단된다. 이전보다 주거 가치를 더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집에 사는 것보다는 좋은 환경을 가진 지역에서 거주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경제적 변화를 고려한다면, 수도권 내 주택시장의 문제는 단기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종합해보면, 주택시장 내 주택구매 의사가 있는 수요자들은 그간의 정부대책으로 인해 정책의존도가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구매수요층 중에서 상대적으로 큰 혜택을 받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구매참여가 증가하면서 부분적으로 회복의 기운을 보이고 있다. 최근 대책이 시장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은 취득세 영구인하 등 관련 법령 개정안이 국회에서 계류되고 있다는 데 큰 원인이 있다. 이런 정책적 불확실성이 우선적으로 해소되어야 안정적인 회복의 흐름을 가져갈 수 있다. 그리고 현재 매매시장의 수요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등 일부에 한정되어 있는데, 이는 주택시장 회복세를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일반 수요자와 투자적 수요자의 참여가 이루어질 때 주택시장 회복의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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