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1 경쟁률, 수천만원 웃돈... 분양비수기에 이례적<청약광풍>
[올초 1순위 청약자만 10萬… 분양 시장 정말 봄이 왔나]
"집값 바닥쳤다"는 심리 확산
전세금 급등·규제 완화도 매매 수요 자극하는데 한몫
국내 금리 인상 가능성 따라 실물경기 위축땐 타격받을수도
"과열인 것 같기는 한데, 프리미엄(웃돈)만 2000만~3000만원이 붙었어요."
지난 2월 중순 부산 사직동에서 분양한 '사직역 삼정그린코아'. 이 아파트는 312가구 모집에 무려 1만명 넘게 몰리며 1순위에서 청약이 끝났다. 평균 경쟁률은 50대1. 84㎡형은 145대1을 넘어 올 들어 전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사직동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주변에 새 아파트가 거의 없다 보니 분양권이라도 사서 들어가겠다는 수요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긴 침체에 빠졌던 아파트 분양 시장이 모처럼 불붙었다. 수도권, 지방 가리지 않고 새집을 사려는 청약자들이 줄을 선다. 1분기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2만4000여가구. 여기에 몰린 청약자(1순위)만 10만여명, 1년 전보다 3.6배나 늘었다. 경쟁률이 수십대1이 넘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닥터아파트 권일 팀장은 "통상 1분기는 분양 비수기로 꼽히는데 올해는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집값 더 떨어지겠나" 바닥론 확산
분양 시장이 뜨거운 이유는 무엇보다 "집값이 더 떨어지겠느냐"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바닥론'이다. 실제 전국 아파트값은 올 들어 3월까지 평균 0.56% 올랐다. 이미 작년 연간 상승률(0.37%)을 넘어섰다. 지난해 마이너스였던 서울·수도권 집값도 올해 상승세로 돌아섰다.
정부 정책도 한몫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움츠러들었던 구매 심리가 살아난 것. 우미건설 이석준 대표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 정상화' 의지를 보이면서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전세금 급등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은 68%대. 2년 전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지방에서는 70%를 넘는 곳도 많다. 한국자산관리연구원 고종완 원장은 "지방에서는 전세금에 조금만 더 보태면 충분히 집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새집 공급 감소…"당분간 더 갈 듯"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것도 원인.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건설사들은 미분양을 우려해 공급을 크게 줄였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대표는 "2000년대 중반 수도권에 공급된 아파트는 연(年) 15만가구 정도였는데 지난 2~3년간 연 10만가구 수준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 김흥진 과장도 "수도권 신규 주택 수요가 연간 20만가구 안팎"이라며 "지난해 준공된 주택은 17만여가구에 그쳤다"고 말했다.
분양가 부담도 줄었다. 건설사들이 이른바 '착한 분양가'를 앞세우며 가격을 속속 낮추고 있다. 시세보다 비싼 분양가로 인한 입주 후 집값 하락 부담감도 줄어든 셈이다.
전문가들은 청약 열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주택산업연구원 남희용 원장은 "실물경기 회복 여부에 따라 수도권은 좀 더 길게 갈 수도 있다"면서 "공급이 많았던 지방은 지역별로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복병은 있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에 따른 국내 금리 인상 가능성과 이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이 동시에 일어나면 부동산 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최근 임대차 선진화 방안에서 보듯이 정부 정책이 또다시 오락가락한다면 시장 흐름이 급격히 꺾일 수도 있다.
[유하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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